KDX한국데이터거래소 - 2020년 신년사 보도 전수조사

【KDX 한국데이터거래소의 데이터·AI 취재팀은 매일경제와 MBN의 기자들이 주축이 된 매경미디어그룹의 데이터저널리즘팀입니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날카롭고 정확하게 보고자 오늘도 노력합니다.】

【KDX 한국데이터거래소의 데이터·AI 취재팀은 매일경제와 MBN의 기자들이 주축이 된 매경미디어그룹의 데이터저널리즘팀입니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날카롭고 정확하게 보고자 오늘도 노력합니다.】

2020년 새해가 밝은지도 이제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연말·연초 스스로 했던 약속은 다들 잘 지키고 계신가요? 혹시 매일 뛰기로 다짐한 러닝머신은 빨래 건조대로, 틈틈이 읽기로 한 책들은 냄비 받침대로 변한 건 아닌가요?

신년 다짐을 하는 건 개인뿐만이 아닙니다.
각 기업과 기관, 정부 역시 새해맞이 다짐을 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합니다. 바로 신년사죠. 이들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1년 동안의 목표를 설정합니다. 새해만 되면 앞다투어 발표되는 수많은 신년사들은 `올해 대한민국 모습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겠죠.

KDX 데이터·AI취재팀은 `2020년 신년사 보도`를 전수 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합니다. 이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고자 했는데요. 과연 신년사를 통해 바라본 2020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신년사 분석? 신년사 보도 분석!

그런데 왜 신년사 분석이 아니고 신년사 `보도` 분석일까요? 신년사는 굉장히 함축적입니다. 한정된 글 안에서 모든 것을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또한 아주 공식적인 글이다 보니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톤을 굉장히 낮추거나 아예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기도 하죠.

그래서 언론은 신년사에서 직접 언급된 말들을 보도하기도 하지만, 그 말을 둘러싼 `맥락`을 보도하기도 합니다. 직접 언급된 `말` 이면에는 무수히 많은 키워드들이 숨겨져 있으니까요. 신년사 발표자가 했던 과거 발언들은 그 맥락 해석의 중요한 도구입니다.

KDX 데이터·AI 취재팀은 `신년사 보도 분석`을 통해 신년사의 겉과 속을 함께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제공 시스템 `빅카인즈`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는데요. 국내 언론사 54곳이 지난해 12월3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보도한 총 4,570개의 신년사 기사가 대상이었습니다. 이 기사에서 신년사 발표자를 인용한 7,500 건의 문장을 추출해 전수 분석했습니다.

2020신년사 Top10은 누구?

우선 특정 발표자의 신년사가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지, 그리고 다른 발표자의 신년사와 얼마나 `함께` 인용됐는지를 분석했습니다. 함께 인용된 인물이 많을수록 화제성을 지닌 신년사 발표자였을 테니까요. 2020년 가장 주목받았던 신년사 주인공 Top10은 누구였을까요?

1위는 역시 문재인 대통령, 그 뒤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순위는 기업 총수들이 차지했고요. 이 10명의 셀럽(?)들이 각자의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에 직·간접적으로 던진 화두를 전체적으로 보겠습니다.

?! 뭐가 뭔지 모르시겠죠? 너무 많은 키워드가 튀어나왔네요.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몇몇 발표자들은 키워드 속에 파묻혀 찾아볼 수도 없습니다. 이대로는 분석이고 뭐고 의미가 없겠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키워드 수를 확 줄여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전달하려 했던 키워드만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좀 정리가 됩니다. 여전히 키워드는 많지만 비슷한 키워드를 내놓은 인물들끼리 묶어볼 수는 있겠네요.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놓여 있고, 나머지 한쪽에는 기업 총수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 있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文 신년사, 핵심은 `북한`

그렇다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주요하게 뽑힌 키워드들은 무엇이었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 보도에서 주요 키워드만 뽑아 주제별로 나눠봤습니다. 가장 키워드가 많은 주제는 바로 `북한`(주황색)이네요. 이외에 경제(노란색), 부동산(녹색), 검찰(갈색) 주제에 속한 키워드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는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 약20%가 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는데 할애돼 있었습니다. 그만큼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겠죠? 특히 `유엔`, `제재 (완화)`, `북미`란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 속에서 대북 정책을 펼치고자 하는 정부의 의도가 엿보이네요.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최악인 경제 상황과, 이와 대비돼 끝없이 치솟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을 의식한 결과도 주요 키워드들로 반영됐습니다.

재밌는 건 주요 키워드 중에서 다른 신년사 발표자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묶인 주제 중에서 `검찰`(갈색)을 보시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이 보이는데요.(그것도 두 번씩이나!) `수사 공정성`, `인사` `조국`과 같은 최근 검찰 안팎으로 시끌시끌했던 키워드들과 함께있습니다. 물론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윤 총장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 맥락 속에서 윤 총장이 등장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윤 총장의 신년사는 어땠을까요? `개혁` `정치적 중립` `검경 수사권` `인사 갈등` `조국`과 같은 단어들이 눈에 띄네요.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의 (검찰 주제) 키워드와 언뜻 비슷한데요. `조국 사태`로 시작돼 `인사 갈등`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번진 정부와의 대립을 윤 총장이나 검찰 스스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문 대통령과 윤 총장, 두 인물이 내놓은 신년사의 공통 키워드를 분석했습니다. `갈등` `평가`가 가장 가까이 놓여 있고 `개혁` `검찰 인사` 검찰권` `조국` 과 같은 키워드도 보이네요. 신년사만 봐도 양측에서 내뿜는 긴장감이 느껴지네요. 인사권과 검찰권 제한 등을 무기로 가진 정부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무기로 삼은 검찰의 대립이 새해에도 쉽게 끝날 것 같진 않죠?

`고객` `불확실성` `성장`

나머지 순위를 차지한 기업의 총수들의 신년사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요? 분석 범위를 조금 넓혀 우리나라 주요 기업(삼성, 현대, LG, 롯데, CJ, 한화, 신세계, 농협, 포스코, GS, 효성)에서 내놓은 신년사를 살펴보겠습니다. (SK 그룹은 별도의 신년사 없었음) 이번에는 개별 기업의 주요 키워드를 살피기보다는 기업들이 공통으로 강조했던 키워드들을 알아봤는데요.

공통 주요 키워드 1위는 바로 `고객`이었습니다(기업 12곳 중 8곳이 강조). 사실 `고객`은 기업 신년사의 베스트셀러죠. 기본 중의 기본이 바로 고객이라는 것을 기업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고객 중심`이란 기업들의 경영 방침은 올해에도 변함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다음은 `고객 가치` `성장` `불확실성` `기업`이 차지했는데요(12곳 중 5곳 강조). `불확실성`은 2008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걸로 보이죠? 그럼에도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한 `성장`을 이루고자하는 낙관도 감지됩니다.

`경쟁력`과 `변화` 역시 주요 키워드였습니다(12곳 중 4곳).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가득한 4차산업 혁명을 의식한 키워드겠죠. 하루가 멀다 하고 외국 기업과 신생 기업들이 시장의 도전자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변화`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기업들의 절박함이 보이네요.

이외에도 `불경기`, `디지털`, `혁신`, `미래`, `행복`, `수익성` 등의 단어들이 주요 공통 키워드로 뽑혔습니다(12곳 중 2~3곳).

`북한` `검찰` `불확실성` 성장` KDX 데이터·AI 취재팀이 `2020년 신년사 보도 분석`을 마치며 뽑은 키워드 4개입니다. 이를테면 대한민국은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고, 검찰과 정부의 갈등은 극에 달한 사회 분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불안해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찾고 있네요. 아무쪼록 새해에는 한반도에 확실한 평화가 오길, 검찰과 정부의 갈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분열이 봉합되길, 경제 불확실성은 해소되고 모처럼만의 깜짝 성장이 이뤄지길 바라봅니다.

[KDX 데이터·AI 취재팀=MBN 박대민 기자 / MBN 민경영 기자]
◆데이터출처: KDX한국데이터거래소 /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리소스

항목
CKAN dataset id b1952035-a515-4d32-8635-996c7f034834
상태 active
url https://kdx.kr/data/view/3164
버전 2020-05-25
라이선스 cc-zero
pricing 유료
가격 0
담당자 연락처 데이터 구매 문의는 상품 문의를 이용해주세요
제공 기관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최초 수집 일시 2023-09-12T06:21:41…
최근 수집 일시 2023-09-12T18:50:31…

한줄평을 쓰려면 로그인하세요.

전체 데이터셋 보기